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훈육이란 이름의 '사랑의 매'
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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작성일17-02-16 15:24 조회2,009회 댓글0건
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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햄버거 여아 쓰러져 사망 
아이 교육용 체벌 당연시 
부모들 잘못된 보육 인식 
아동학대·폭행 발전 위험 
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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"꽃으로도 아이들을 때리지 마라." 

훈육 차원이라도 아이들에게 체벌하는 것은 장차 학대나 폭행으로 발전할 수 있다는 지적이 나왔다. 훈육과 체벌을 제대로 이해하지 못한 부모들의 잘못된 인식이 자칫 아이들에게 큰 상처를 남길 수 있다는 것이다.

 


지난해 8월 인천 남구에서 햄버거를 먹고 이를 닦던 A(4)양이 갑자기 쓰러져 사망했다. 

당시 A양은 신문지를 말아 만든 종이 몽둥이와 철제 옷걸이로 발바닥과 다리·팔을 맞는 등 지속적인 학대를 받은 것으로 조사됐다. 

하지만 경찰조사에서 A양의 어머니 B(27)씨와 동거녀 C(27)씨 등은 "아이가 말을 듣지 않아 훈육차원이라고 생각해 (아이를) 때렸다"고 진술한 것으로 알려졌다. 

지난해 인천지역에서 발생한 아동학대 1천175건 중 940여 건이 이처럼 부모에 의한 학대인 것으로 추정되고 있다. 

이들 중 부모가 악의를 갖고 자녀를 때리는 경우도 있지만, 상당수는 잘못된 양육습관이나 태도에서 시작한 것이라고 전문가들은 설명하고 있다. 

실제로 중앙아동보호전문기관이 2015년 일어난 가정 내 아동학대 1만1천708건을 분석한 결과, 33.7%가 양육방식을 제대로 알지 못해 비롯된 것으로 확인됐다. 

최근 아동복지법 위반 혐의로 인천계양경찰서에 입건된 D(29·여)씨도 이와 유사한 사례다. D씨는 딸 E(6)양이 밤늦게까지 스마트폰 게임을 한다는 이유로 얼굴에 멍이 들 때까지 빗자루와 손으로 때렸다. 하지만 그는 "딸이 밤늦게까지 스마트폰 게임과 TV를 봐 훈육차원에서 때렸을 뿐, 학대의도는 없었다"고 진술했다고 경찰은 밝혔다. 

경찰 관계자는 "E양을 직접 만나보니 활달하고, 엄마를 계속 찾는 등 아무런 문제가 없는 집 아이처럼 보였다"며 "D씨가 아이를 때리는 행동을 교육방식의 하나로 잘못 생각하고 있었던 것 같다"고 했다.

전문가들은 체벌을 통한 훈육은 매우 위험한 방법이라고 지적한다. 처음 체벌을 할 때에는 매를 들기만 해도 효과를 볼 수 있지만, 아이가 자라면서 말을 계속 듣지 않으면 폭행 빈도나 강도가 점점 심해질 수밖에 없기 때문이다. 

중앙아동보호전문기관 장화정 관장은 "E양은 체벌 초기에 발견돼 부모교육 등 개선할 방안이 있기 때문에 차라리 나은 경우"라며 "대부분은 부모가 이를 잘못이라고 인식하지 못한다. 이 때문에 처음에는 신문지를 말아서 때렸더라도 나중에는 회초리·빗자루로 혹은 손이나 발로 체벌수단이 변할 수밖에 없다"고 설명했다.

이어 그는 "한 대든, 두 대든 더는 체벌을 묵인하는 사회적인 분위기 자체가 허용돼서는 안 된다"며 "어렵겠지만 자녀가 나쁜 습관을 보일 때는 타이르려고 노력하는 등 합리적으로 이를 고치는 방법을 부모가 찾아야 한다"고 조언했다.  

/김주엽기자 kjy86@kyeongin.com